1. 2022년 한 해를 돌아보며
폭풍처럼 지나간 한 해였다. 나이 먹을수록 시간이 빠르게 간다곤 하지만, 올해처럼 빠르게 지나간 적이 있었나 싶었을 정도로 빠르게 지나갔다. 작년 1월 28일에 현재 재직중인 회사에 입사했으니 이제 좀 있으면 만 1년차가 된다. 그렇지만 아직도 서류의 직업란에 '개발자'라는 직함을 적을 땐 어색하기만 할 따름이다. 아직 모든 것이 정신없고 조급한 시기인 듯 하다. 1월부터 3월까지의 온보딩 과정을 거친 후 상반기엔 내부툴과 관련된 작업을 하면서 도메인 및 회사 내부 시스템을 익혀갔다. 논문과 졸업 시험을 준비하면서 회사일을 병행하는 게 쉽진 않았지만, 발똥에 불이 떨어져 부랴부랴 학원을 다닌 덕분인지 간신히 과락을 넘겨 졸업은 할 수 있게 되었다.
상반기까지는 규모있는 프로젝트에 투입되지 못한 상황에서 자잘한 업무만을 맡다 보니 마음이 굉장히 조급해졌다. 내 주변의 사람들은 다들 빠르게 성장해나가고 있는 것 같은데 나만 혼자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이 컸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급함 이전에 나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것 같다. 나에 대한 믿음이 없으니 눈에 보이는 무언가를 이뤄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전의 산학연계 프로젝트, 창업 프로젝트에서 실패를 경험한 것이 컸던 것 같다. 다행히도 부족한 나에게 확신과 응원의 메시지를 주는 분들이 계셨기에 의심을 거두고 조급함을 어느정도 이겨낼 수 있었다.
이 시기에 주어진 일들이 눈에 보이는 멋진 일은 아니더라도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해가는 것을 목표로 했다. 레거시 프로젝트의 세팅과정과 개발업무는 개발자로서 괴로운 작업이었지만, 그 과정을 단계 별로 나누고 정리해갔고,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것들과 마주한 문제들은 사내 위키에 적극적으로 기재함으로써 다른 동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노력했다. (가끔 처음 뵙는 분들이 내 위키를 많이 봤다고 말씀해주시거나 문서에 좋아요를 눌러주실 때 참 기분이 좋다ㅎㅎ) 또, 오지랖이 넓은 성격 탓에 위키 외에도 동료분들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적극적으로 도움을 드리려고는 했는데 아직도 모르는 게 큰 도움이 되어 드리진 못한 것 같아 죄송하기도 했다. 별 거 아닌 것에도 항상 칭찬을 해주시는 팀원분들 덕분에 더욱 열심히 하고자 하는 마음이 샘솟는다.
하반기엔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선물하기 프로젝트에 투입되었다. 나는 선물하기/받기(수령)과 관련된 API 및 카프카 컨슈머, 간단한 프론트 작업 등을 맡았고,촉박한 일정탓에 걱정이 컸지만 다행히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올해 회사에 입사한 이후로 내부에서 사용하는 어드민 툴 위주의 작업만 수행했던 만큼 나에겐 큰 의미와 보람이 있었던 프로젝트였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주문의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고, 설계적으로도 많이 고민해볼 수 있었다. 또한, 런칭 이후 모니터링을 하면서 여러가지 이슈들에 대응했던 것도 귀중한 경험이었다. TV와 유튜브에선 관련 광고가 나왔는데 초보개발자로서 큰 영광의 순간이 아닐까 싶었다. 선물하기 시장의 후발주자로서 갈 길이 너무나도 멀지만, 우리 회사가 갖고 있는 차별점을 잘 살려나간다면 시장에서 분명한 입지를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선물하기라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어서 너무나 기뻤고, 일을 하는 매 순간이 즐거웠다.
2. 2022년 아쉬웠던 점 & 개선할 점
1) 올라운더가 되려다보니 깊이 공부하지 못했던 점
회사에서 여러 기술을 사용하는 만큼, 업무 수행을 위해 관련된 기술들을 빠르게 습득해야 했다. 이때 아쉬웠던 점은 정말 필요한 부분만을 찾아서 익힌 것들이 많았다는 것과 작동 원리가 궁금한 것들이 있음에도 깊이 파고들지 못했던 것이었다. 따라서 내 미약한 기억력과 출처가 불분명한 인터넷글에 의존하기 보다는 확실한 레퍼런스에 기반해서 공부할 것이다. 사실 어느정도 강제성이 없으면 어려운 일이기에 이번에 사내 테크 에디터에도 지원하여 회사 기술블로그에도 글을 기고해볼 생각이다. 일단 던져놓고 그 뒤에 생각해보자!
2) 팀 내의 낮은 테스트 성숙도와 코드 리뷰 문화
모든 신입 개발자들이라면 잘 짜여진 테스트 코드와 시니어 개발자로부터 받는 상세한 코드 리뷰를 기대하곤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팀은 그런 문화가 잘 정착되어 있지는 않고, 이것은 사실 주니어 개발자인 나에게는 큰 아쉬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러나 아쉬움에 머물러 있을 것이 아니라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는 당연히 팀 내에서 조직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개인의 작은 움직임으로부터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올 한 해에는 테스트 관련한 공부를 하면서 유지보수하기 쉽고 안전한 코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코드 리뷰를 위한 시간을 더 할애하여 나만의 발전이 아닌 동료와 회사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싶다.
3. 마무리
회사에서 2023년 기프트를 줬는데 이때야 비로소 2022년이 끝나감을 실감했다. 주인님이 국내 회사로 바뀌어서 그런지 노트나 달력도 뭔가 딱딱하면서도 세련되어졌다. 사실 사진의 달력과 노트가 아니라 기프트 박스에 중요한 물품이 다 들어가있는데 너무 커서 사물함에 넣어둔 건 함정.. 나중에 기회가 되면 언박싱 하는 것도 올려보고싶다.
P여서 계획 세우는 건 잘 못하는 편이지만, 마무리로 소박한 개인 목표(라고 썼지만 바람)도 짧게 남겨본다.
- 마음에 여유갖기
- 인격적인 성장
- 20권 이상 독서하기
- 해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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